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IP 절차가 상표 등록이다. 한국은 선출원주의를 채택한 등록주의 국가이며, 같은 표장이라도 먼저 출원한 자가 권리를 가져간다.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상표 등록을 끝내 두는 것이 사실상 필수다.
이 글은 외국 출원인을 대상으로 한국 상표 등록의 전체 절차, 평균 처리 기간, 정부 수수료, NICE 상품 분류, 식별력 요건, 그리고 2024년 5월 시행된 공존동의제까지 한 번에 정리한다. 한국 시장 진입을 앞둔 글로벌 브랜드 매니저와 IP 카운슬을 위한 실무 레퍼런스다.
한국 상표 등록 절차 한눈에 보기
한국의 상표 등록 절차는 출원 → 방식심사 → 실체심사 → 출원공고 → 이의신청 → 등록결정 → 설정등록의 7단계로 진행된다. 각 단계는 다음과 같이 짜여 있고, 외국 출원인은 한국 변리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야 한다(상표법 시행령에 따른 재외자 의무 대리).
- 출원: 한국 KIPO에 출원서·견본·지정상품 제출. 전자출원이 표준
- 방식심사: 서류 형식·수수료 납부 확인. 보통 1~2주
- 실체심사: 식별력·선등록 유사·부등록 사유 검토. 1차 착수까지 약 13~14개월
- 출원공고: 거절이유가 없으면 공고. 공고일부터 30일 이내 누구나 이의신청 가능
- 이의신청 심리: 이의가 있으면 답변·심리 절차 진행
- 등록결정 또는 거절결정: 통지 후 의견서·보정서로 대응 가능
- 설정등록: 등록결정 통지 후 2개월 이내에 등록료 납부 시 권리 설정
이의신청 기간 단축
2025년 1월 21일 공포된 상표법 일부개정에 따라 이의신청 기간이 종전 2개월에서 30일로 단축됐다.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며, 출원공고 이후 권리 확정 시점이 빨라진다.
처리 기간: 일반 심사와 우선심사
현재 한국의 상표 1차 심사 착수까지 평균 약 13.2개월(2024년 11월 기준)이 걸린다. 2018년 5.5개월에서 5년 사이 거의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출원 폭증과 심사관 인력 한계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등록 결정까지는 통상 12~18개월, 이의신청·거절이유 통지가 따라붙으면 2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사용 사실 입증이 가능하거나 제3자의 모방 사용이 있는 경우 우선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우선심사가 받아들여지면 1차 심사 결과까지 통상 2~3개월 안에 나온다. 우선심사 신청료는 1상품류당 16만원으로, 기본 출원료와는 별도다.
| 구분 | 일반 심사 | 우선심사 |
|---|---|---|
| 1차 심사 착수까지 | 약 13~14개월 | 약 2~3개월 |
| 등록까지 총 소요 | 12~18개월(거절이유 없을 때) | 4~6개월 |
| 추가 수수료 | 없음 | 1상품류당 160,000원 |
| 주요 신청 사유 | 해당 없음 | 사용·사용준비, 제3자 모방, 마드리드 기초출원, 우선권 기초출원 등 |
정부 수수료(관납료) 구조
한국 상표 출원 수수료는 1상품류 단위로 부과된다. 전자출원 기준으로 KIPO가 고시한 상품명칭만 사용한 경우 1상품류당 56,000원, 그 외 명칭을 포함하면 62,000원이다. 1상품류 안에서 지정상품 10개를 초과하면 초과 1개당 2,000원이 추가된다(2023년 8월 1일 이후 출원분).
주요 정부 수수료(2025년 1월 1일 기준)
- 출원료
- 전자 56,000원~62,000원/상품류 고시상품명칭 사용 여부에 따라
- 지정상품 가산금
- 10개 초과시 1개당 2,000원 2023.8.1. 이후 출원분
- 우선심사 신청료
- 160,000원/상품류 기본 출원료와 별개
- 등록료(10년)
- 1상품류당 211,000원 5년 분할납부 가능
- 갱신료
- 1상품류당 310,000원 10년마다 갱신 가능
10년 단위 갱신, 무한정 가능
한국 상표권의 존속기간은 설정등록일로부터 10년이며, 갱신 신청을 통해 10년 단위로 무한정 연장할 수 있다. 갱신은 만료 1년 전부터 만료일까지 가능하고, 만료 후 6개월의 추가납부 기간에는 50% 가산금이 붙는다.
NICE 상품 분류: 1류부터 45류까지
한국은 NICE 국제상품분류 1류부터 45류를 그대로 채택한다. 1~34류가 상품, 35~45류가 서비스(서비스업)다. 출원 시 어느 류에 등록할지에 따라 보호 범위가 결정되고, 류가 늘어나면 출원료·등록료도 류 단위로 비례해 늘어난다.
외국 출원인이 자주 실수하는 지점은 한국 KIPO 고시상품명칭 사용 여부다. KIPO는 자체적으로 표준화한 고시상품명칭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며, 이 명칭만 사용해 출원하면 출원료가 56,000원으로 낮아지고 심사관의 명칭 보정 요구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유럽 출원에 사용하던 자유 기재 방식의 상품 설명을 그대로 한국으로 가져오면 명칭 보정 통지를 받기 쉬우니, 한국 변리사와 상품 명칭을 미리 매핑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 류 | 주요 분야 | 외국 진출 시 자주 쓰이는 류 |
|---|---|---|
| 1~5류 | 화학·의약·화장품 원재료 | 3류(화장품), 5류(의약·건강기능식품) |
| 9류 | 전자·소프트웨어·콘텐츠 | 9류(앱·게임·하드웨어 거의 전 산업) |
| 18·25류 | 가방·의류·신발 | 25류(의류·신발 패션) |
| 29~32류 | 식품·음료 | 29류(가공식품), 32류(음료) |
| 35류 | 광고·소매업 | 35류(이커머스·온라인쇼핑몰) |
| 41·42류 | 교육·SaaS | 42류(SaaS·플랫폼·R&D) |
| 43류 | 외식·숙박 | 43류(레스토랑·카페·호텔) |
거절 사유 1순위: 식별력과 선등록 유사
한국 상표 거절의 두 축은 식별력 부족(상표법 제33조)과 선등록 상표와의 유사(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다.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거절된 상표의 40% 이상이 동일·유사한 선등록 상표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된다. 출원 전 KIPRIS(한국 상표 검색 시스템)에서 동일·유사 표장을 사전 조사하는 것은 비용 대비 가장 큰 거절 리스크 감축 수단이다.
식별력은 상표법 제33조 제1항이 정한 7가지 유형(보통명칭, 관용표장, 기술적 표장, 현저한 지리적 명칭, 흔한 성·명칭, 간단·흔한 표장, 그 외 식별력 없는 표장)에 해당하면 부정된다. 다만 출원 전부터 사용한 결과 수요자에게 "누구의 상품인지" 현저히 인식된 경우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상표법 제33조 제2항)이 인정될 수 있다.
기술적 표장의 함정
상품의 산지, 품질, 원재료, 효능, 용도, 형상, 가격, 생산방법 등을 보통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은 식별력이 부정된다. 외국에서는 등록된 "Premium Coffee", "Healthy Drink" 같은 표장이 한국에서는 그대로 거절될 수 있다. 식별력 있는 도형이나 조어를 결합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존동의제: 2024년 5월 도입된 새 출구
선등록 유사 상표가 발견돼 거절이 예상되면, 2024년 5월 1일 시행된 공존동의제도(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단서)를 활용할 수 있다. 선등록 상표권자의 동의를 받아 동의서를 제출하면, 표장과 지정상품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더라도 후출원 상표가 등록될 수 있다. 미국·유럽·대만·싱가포르에서 운영해 온 제도를 한국이 도입한 것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시행 후 6개월간 600여 건이 접수되고 200여 건이 등록결정됐다. 외국 본사가 한국 자회사·라이선시와 분리된 상표를 가지고 들어올 때, 또는 동일 그룹 내 계열사 간 표장 충돌이 있을 때 매우 유용한 출구다.
공존동의제 활용 포인트
공존동의는 동일·유사 표장에 대한 동의이지, 식별력 부족이나 다른 부등록 사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동의서가 "수요자에게 출처 혼동을 일으킬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거절될 수 있다. 동의서 형식·내용은 KIPO 고시 양식을 준수해야 한다.
외국 출원인용 출원 경로 비교
외국 출원인이 한국에 상표를 출원하는 경로는 두 가지다. 한국 변리사를 통한 직접 출원과, 마드리드 의정서를 통한 국제등록의 한국 지정이다. 각 경로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 항목 | 직접출원(KIPO) | 마드리드 한국 지정 |
|---|---|---|
| 출원 언어 | 한국어 |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 |
| 진행 | 한국 변리사 직접 진행 | WIPO 국제사무국 → KIPO |
| 수수료 | 1상품류 56,000원~ | WIPO 기본료 + 한국 개별수수료 |
| 거절이유 통지 대응 | 한국 변리사 통한 한국어 답변 | 출원인이 한국 대리인 별도 선임 필요 |
| 우선심사 | 신청 가능 | 신청 불가(상표법 제180조) |
| 갱신·관리 | 한국 KIPO에서 직접 | WIPO를 통한 일괄 갱신 |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에서 사용한 적이 없어도 출원할 수 있나?
있다. 한국은 등록주의 국가이므로 사용 사실은 등록 요건이 아니다. 다만 사용을 입증할 수 있으면 우선심사 신청 사유가 되고, 불사용 취소심판(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등록 후 3년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사용하지 않으면 누구나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Q. 영문·로마자 상표를 그대로 등록할 수 있나?
가능하다. 알파벳·숫자·도형 모두 등록 대상이다. 다만 흔한 1~2개 알파벳 조합이나 단순 숫자 표장은 식별력이 부정될 수 있어 도형·조어와의 결합을 권한다. 한국어 음역(한글 표기)을 함께 등록하면 한국 시장에서의 모방 방지에 유리하다.
Q. 우선권 주장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파리조약 우선권은 본국 출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한국 출원을 마쳐야 한다. 특허·실용신안의 12개월보다 짧으니 일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권 증명서류는 출원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제출하거나 DAS를 통한 전자교환을 활용할 수 있다.
Q. 한 출원에 여러 상품류를 묶을 수 있나?
가능하다. 한국은 다류 출원을 인정한다. 1건의 출원에 여러 상품류를 지정할 수 있고, 출원료는 류 단위로 가산된다. 다만 거절이유는 류별로 따로 통지될 수 있어 일부 류만 등록되는 결과도 자주 나온다.
Q. 한국에서 손해배상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은 고의 침해에 대해 손해액의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2025년 개정 상표법 제110조 제7항, 종전 3배에서 상향). 시행은 공포 후 6개월 경과 시점부터 발생한 위반행위에 적용된다. 손해 산정에는 침해자의 이익액·라이선스 상당액·법정 손해배상 등이 활용된다.